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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바위 가는 길

울산바위에 올랐다. 전가족수련회와 창립11주년감사예배 다음날, 12년차 첫날의 일출을 동해에서 맞이하고 설악산을 향했다. 아침부터 서둘렀지만 소공원 주차장 진입로에서 차량들은 답답하게 꼬리를 물었고, 차라리 걸어가는 사람들의 행렬은 그들을 내려준 차보다 빨랐다. 10년 쯤 전이었나, 그당시 가족이던 제주도 최00 형제와 대청봉을 다녀온 뒤 설악산은 처음이었다.
소공원 주차장과 케이블카 탑승장, 신흥사로 이어지는 광장은 가을이 즐거운 사람들로 가득했다. 아이들을 데려온 부부, 친구들과 정겨운 어르신들, 깃발을 따라가는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형형 색색 사람 단풍은 물들었다. 수만명은 되었을 것이다. 권금성 케이블카 대기 시간은 한시간이 넘는다 했고, 강원도 양대 사찰 중 하나인 신흥사는 기도를 하러 온 신도들과 사진 찍는 사람들로 넘실거렸다.
그런데 잠시 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신흥사를 지나 울산바위 탐방로에 막 진입한 순간이었다. 거짓말 같이 그 많은 인파가 삽시간에 사라지고 탐방로는 적막까지 감도는 호젓한 산길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한국인 몇몇과 그만큼의 외국인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 흔들바위를 지나 울산바위에 올랐다.
하나님은 믿는데 교회는 싫다는 이들이 200만명을 훌쩍 넘었다고들 하는 시대,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찾고 교회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대부분 케이블카와 같은 편안한 교회, 신흥사 같이 잘 갖춰진 크고 유명한 교회를 선택한다. 케이블카를 탄다고 설악산에 가지 않은 것이 아니듯 편안하고 크고 유명한 교회라고 해서 교회가 아닌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를테면 우리는 걸어가는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어느 바위 어느 봉우리에서 여정은 끝날지 다 알 수 없지만 함께 우리는 이 길을 간다. 지나온 길 어디서부턴가 함께 걷고 있는 이들과 더불어, 앞으로 언젠가 이 길에서 만날 새로운 이들과 함께 우리는 여전히 아름답지만 힘든 이 길 천천히 간다. 걸어서 간다.
20261101 유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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